문화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에서의 죠티쉬

27 March 2019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죠티쉬 (베딕점성학)를 한국에 알리고자 하는 대망의 꿈을 안고, 연관된 책 3권 원고를 들고 출간하고자 출판사들을 타진하다가 온갖 우여곡절 끝에 결국에는 자비를 들여서 2016년에 10월에 출간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책이 나오자 내게 되돌아 온 독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책이 어렵다는 거였다. 베스트셀러 꿈은 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부 관심 있는 독자들의 호응이나 기본적인 반응은 기대를 하였었다.

컴퓨터를 타자기 이상으로는 사용하지 않던 내 수준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만드는 법까지 배워서 나름 분투 하였건만, 죠티쉬라는 거대한 산맥을 혼자 힘으로 삽질하며 움직이기엔 내 작은 몸으로 너무 무리였다. 그래서 잠시 손을 놓고 한발 짝 물러서서 그 동안 쇠진해져 버린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를 재충전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다른 분이, 베당가 죠티샤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인도 점성학을 알리기 시작하셨다. 비록 나와는 다른 사이더리얼 시스템이지만, 어쨌던 한국에 베딕 점성학의 인지도를 넓힐 수 있어 다행이라 여겨졌다. 그런데 그 분이 올바른 점성학 강의 자체보다는, 호마나 젬 스톤 (Homa & Jem stones) 레머디를 강조하는 것을 보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죠티쉬 문화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벌써 인도의 대중 문화 속에 깊이 배여 있는 죠티쉬 상업성이 먼저 대두하는 전조이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쉽고 빠른 것을 원한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모든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 대중들이 관심을 쏟고 추구하는 것일수록 참 진실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진실은 아무리 억만 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하더라도 결코 외부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만 찾아 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싼 호마나 젬스톤 같은 레머디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한다고 믿는다면, 예수님 말씀처럼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하신 것과도 상통한다.

나의 스승님 라오지(Raoji, Mr. K.N Rao)께서는 인도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굉장히 미워하는 적들이 많다. 많은 죠티샤들이 레머디(Remedy)용으로 비싼 호마나 젬스톤 (Homa & Jem stones)들을 사람들에게 권장하고 파는 것을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비난 하시기 때문이다.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그분의 유명한 말씀이 있다.

“나를 위해 혹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앉아서 진심으로 기도를 하면, 신은 내가 가진 진실함에 화답하신다. 나는 사람들에게 늘 얘기한다. “네 스스로 기도를 하라, 설령 서툴고 미흡하더라도 신은 너의 진실함에 대한 상을 내리신다. 호마에 쓸 만큼 많은 돈이 있으면 차라리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라. 그러면 그들이 주는 축복도 행성들이 나타내고 있는 불행이나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게끔 도와줄 것이다. 이러한 답은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하지만 30년 넘게 죠티쉬를 하면서, 오직 이 레머디 만이 통하는 것을 보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속일 수 있을 지 몰라도 결코 신은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절대 명심해야 한다.”

--Hinduism Today (November 1995) 인터뷰 기사 중에서

라오지 뿐만 아니라, 언스트 윌헴(Ernst Wilhelm)도 마찬가지다. 서양에서 잘 알려진 힌두이즘과 사이더리얼 점성학 대가 데이비드 프롤리(Dr. David Frawley)가 제시한 어마어마한 부와 명성의 유혹도 모두 마다하고, 오늘도 언스트는 밤낮으로 컴퓨터 앞에 홀로 앉아 진정한 베딕 점성학을 위한 연구나 강의들을 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한 스승님들을 따르는 나 역시도 태생적으로 화려하거나 물질적인 사람이 못 된다. 목성과 태양이 다섯 번째 하우스 물고기 라시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가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순수 창조지성, 초월적 지식과 진실, 배움 그리고 다른 이들과 영혼적 교감을 통해 나누고자 하는 사명감이다. 내가 가르침을 받은 스승님들도 한결같이 그러한 분들이었고, 내게 끌리거나 나의 배움을 받는 사람들도 그런 사람들인 경향이 많다. 이들은 탁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그래도 진실을 추구하는 순수한 영혼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내게서 자연스레 멀어져 갔다. 나는 인연의 법칙을 믿는 사람인지라, 사람들마다 서로 정해진 인연을 따라 제각기 오고 갈 때, 굳이 지나친 관심을 쏟거나 잡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물이 흐르듯, 대양을 따라 언젠가는 다시 합류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고한 사람들이 무지로 인해 너무 많은 돈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라는 우려에서….몇 자 상념을 적어본다….